치자나무가여 ~~

잉슈님~
죄송해요.. 제가 늦출석이다 보니 ...
제가 출석이 늦어서 늘 오후에 와보고 답변이 달리지 않은 글만 답하고 있답니다. ^^;;
오늘도 점심 먹고 분갈이 좀 하고 나니 해가 기울어지네요.

치자나무는 기르는 요령만 알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기를 수 있는 식물이에요.
하지만 처음 데려왔을 때에는 다소 몸살이 심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화원에서 자란 환경과 잉슈님의 집안 환경이 다르니까 당연한 얘기지요.
저 역시 작년 늦봄에 들인 치자가 잎이 누래지면서 다 떨어져서 울상을 지었는데요..
그걸 해결해주신 분이 바로 친구 어머니셨네요.
친구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해 잘 드는 데 두고,
물 매일 주고,
영양제 팍팍 꽂아주고!!"
이렇게 지도편달해주셨거든요.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했는데
정말 귀신같이 황화 현상이 없어졌어요.

우리는 흔히 흙이 노상 젖어 있으면 안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길러보니..
어떤 녀석들은 정말 물을 자주 줘야 하는 녀석들이 있더라구요.

치자는 물을 굉장히 많이 먹는 식물이에요.
그리고 또 영양제도 엄청 먹어대는 식물이고요.
흙에 양분이 부족해도 금방 또다시 잎이 누래집니다.
그러니.. 잉슈님의 치자는 현재 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요.
저희 집 치자는 이제 겨울에서 깨어나 새순을 올리고
가지 몇 군데에서는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네요.
여름에는 물을 매일 주었지만,
가을에는 매일까지는 아니고.. 3일에 한번씩은 주었던 것 같아요.

잉슈님도.. 겉흙이 완전히 마르기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3~-4일에 한번씩 물을 듬뿍 주세요.
현재 꽃봉오리가 달려 있다면 더욱 물이 필요합니다.
서울과 기온이 어떤지..
집안 환경이 저희 집과 비교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현재보다 물을 더 자주 주시고
지금은 꽃봉오리가 달렸으니 개화용 영양제를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참고로.. 치자는 잎 떨어진 자리에서 새로 순이 돋습니다.
아랫잎 떨어져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그리고.. 분무는 자주 해주세요.
습도 높은 거 좋아하고
건조하면 벌레가 잘 생깁니다.
치자 예쁘게 기르시고 꽃 보여주세요~

찌룽공주님 죄송하기는여~~
치자가 물을 많이 먹는것인줄은 몰랐어요
오후에 분사다가 분갈이 해주고 물 잔뜩 주었어요
역시 흙도 별로였고 분도 작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분갈이하고 바로 영양제를 주어도 되나요?
개화용 영양제라 하시면 어떤걸 주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난에 꼽아주는 노란 그런걸 주어도 되나요?
역시 찌룽공주님은 초록이 상식이 너무 해박하시다니요
공주님 덕분에 치자가  더이상 몸살은 안 앓겠어요
감사합니다~~

개화용 영양제는 일반 영양제보다 인산 비율이 높은 걸 말해요.
보통 영양제는 질소랑 인산이랑 칼리의 비율을 비슷하게 맞춰서 나오는데,
질소의 경우는 잎의 성장을 촉진하고,
인산은 꽃봉오리 맺고 피는 데에 관여하고,
칼리는 뿌리 발달과 열매 맺음에 관여하지요.
보통 식물들은 질소, 인산, 칼리가 고루 배합된 일반 영양제로 충분한데,
꽃봉오리가 잘 형성되어야 하는 꽃식물의 경우는
특정 시기에 인산이 더 필요하답니다.
인산이 부족하고 질소 비료만 주게 되면 잎만 무성하고
꽃봉오리가 잘 안 생기거나 개화가 잘 안 될 수가 있어요.

흙에 꽂아두기만 하는 영양제 타입도 개화용과 관엽식물용 두가지가 있는데
보통 개화용 영양제는 잘 몰라서 찾는이가 적어서인지
그걸 구비해두고 파는 데가 별로 없어요.
마침 꽃피에서 마감프-K를 팔고 있는데
이것이 인산 비율이 높은 개화용 비료랍니다.
꽃봉오리가 피고 질 때까지 마감프 좀 흙 속에 푹푹 찔러넣으시고
잎도 황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하셨으니
관엽식물용 영양제도 흙에 꽂아두세요.
그러면 꽃도 잘 피고 잎도 영양이 가서 좋아질 거예요.

참.. 분갈이하시고 영양제 바로 주셔도 좋아요.
이왕이면 분갈이하실 때 퇴비를 좀 섞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네요.
치자는 몸이 허하면 바로 티를 내죠.
그때마다 영양제도 주고, 물이 부족하지 않게 해주면
정말 잘 큰답니다.
작년에 3천원 주고 산 소품이 한 해 사이에 몰라보게 컸어요.
잉슈님도 치자 보면 늘 웃음짓게 될 거예요.

아.. 그리고.. 치자는 겨울에 추위를 좀 타요.
추워지면 실내로 들이시든가...
베란다에서 보온에 신경을 써주셔야 해요.
전 뽁뽁이를 3월 중순까지 잔뜩 둘러놨고,
밤에는 거실로 들였답니다.